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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목적과 명분 없이 시작했다고 평가받는 베트남 전쟁은 1956년부터 발발하였으며 1975년 3월 26일 중부에 고립돼 있는 최대의 도시인 다낭이 함락되고 남베트남군이 궤멸하면서 전세가 기울어졌는데 4월 21일 응우옌반티에우 대통령이 사임하고 탈출한 다음 4월 30일 최후의 보루였던 사이공이 함락되면서 종결되었다. 그리고 당시 월남의 몰락은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도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월남이 망한 이유가 월남 내부의 국가전복 세력이 존재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내용을 살펴보면 사실 월남의 고위층 대부분은 월맹의 간첩이었고 다수의 반국가 단체를 결성해서 혼란을 조장하며 국가가 내부에서부터 붕괴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월남의 패망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대한민국 역시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국방비는 지난해 40억 4000만 달러로 세계 36위를 차지했고 대한민국은 39조 정도의 예산을 사용했기 때문에 북한과 비교하면 10배 가까운 수치를 기록하며 세계 10위권의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이 정말로 패망한 월남처럼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일까? 여기서 우리는 당시 월남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역사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월남 정권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부분은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점이었다. 그 당시 미국이 월남에게 제공하는 원조는 천문학적인 규모였기 때문에 월남의 지도부들은 미국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들을 도와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인명피해가 점차 늘어나고 전 세계적으로 반전 여론이 확산되면서 미국의 전쟁의지는 약해지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전쟁에 소모되는 천문학적인 비용 때문에 경제 위기가 초래되자 미국은 더 이상 전쟁을 지원하지 않았고 월남은 미국이 철수하고 1년도 안 돼서 무너지게 된다. 사실 남베트남의 패망에는 무능한 국가 지도층도 크게 한몫했는데 정세가 불안한 상황에서도 월남 정권의 부패는 극에 달했고 미국의 원조도 필요한 곳에 사용되지 않았다.




지리적인 조건 역시 월남에게 불리했다. 베트콩은 방어가 허술한 국경지대를 통해 호찌민 트레일로 불리는 보급로를 개척하면서 메콩강 부근의 농촌이 해방구화되었고 끝없는 게릴라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월남 군의 식량 사정은 계속해서 악화되기 시작하며 사기가 떨어진 월남 군의 진영에서는 집단으로 탈영하거나 반란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약해진 월남 군은 월맹 정규군의 대규모 공세에 무너지고 말았는데 사실 미국이 원조를 하지 않은 시점부터 예정된 결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때문에 월남 패망의 결정적인 원인은 반정부 세력의 존재가 아닌 그전부터 문제가 발생하고 오랜 시간 곪아왔기 때문이다. 우리가 월남의 패망으로부터 배워야 할 교훈은 부패하고 자주적이지 못한 국가는 계속해서 존속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지도층의 부정부패나 사회적인 불평등도 중요하지만 남베트남 패망을 통해 우리가 명심해야 할 부분은 국가적인 안보를 다른 나라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안 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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